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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라이프/누구나 클래식

가을 강물처럼 흐르는 선율, 브루흐 '콜 니드라이' 속죄의 날

by 산책하는 곰 2026. 1. 4.

첼로의 깊은 저음이 인상적인 막스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Update:2026.01.23). 유대교 성가에서 비롯된 이 곡의 유래와 구조, 그리고 자클린 뒤프레의 연주가 전하는 조용한 울림을 함께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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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누구나 말로 다 할 수 없는 슬픔이나 간절한 기도가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곡은 그런 순간, 우리 곁에서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유사한 악기라는 첼로가 낮은 목소리로 위로를 건네는 곡입니다. 바로 막스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입니다.”

 

고전음악을 어지간한 곡들은 대부분 많이 들어 보았고 그중 상당수는 감상 후 특별한 인상이나 감성 없이 그저 흘려보내곤 했지요. 이 곡 또한 그랬었을 겁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동창들과 괴산 산막이길로 야유회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버스에서 하차한 뒤 점심 식사 장소까지 약 2km 정도 트레킹이 예정되어 있었지요. 늘 그렇듯 한적한 길을 걸을 때면 유튜브 음악을 이어폰으로 들으며 걷곤 했는데, 그날은 별 생각 없이 유튜브 알고리즘이 내 앞으로 건네준 음악을 무의식적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그 곡이 바로 이 ‘콜 니드라이’였습니다.

첼로의 저음은 깊고 조용하게 대화하듯 흘러 마치 참회하는 고백처럼 들려 종교 음악인가 싶었지만, 이내 선율은 무척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가을 초입의 숲, 점점 깊어 보이던 협곡의 풍경과 어우러지며 마치 한 편의 영화 음악을 듣는 듯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고, 언젠가는 이 곡을 <누구나 클래식>의 한 주제로 꼭 소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막스 부르흐의 콜니드라이. &quot;속죄의 날&quot;의 분위기 이미지. 깊고 푸른강물에 참회의 고백을 흘려보내는 이미지 사진
본인촬영(2025년10월30일) : 괴산산막이길 연화협곡 "깊고 푸른 강" 과 브르흐 '콜니드라이' 첼로음악

 

콜 니드라이의 유래

‘콜 니드라이(Kol Nidrei)’는 히브리어로 ‘모든 서약(All Vows)’을 뜻하며, 유대교에서 가장 성스러운 날인 ‘속죄의 날(Yom Kippur)’ 전야에 불리는 성가에서 유래했습니다. 브루흐는 이 선율이 지닌 예술적 아름다움과 깊은 슬픔에 매료되어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으로 완성했습니다. 이 곡에는 지난날의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브루흐는 유대인이 아닙니다

흥미로운 점은 작곡가 막스 브루흐가 유대인이 아닌 개신교도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종교와 상관없이 이 성가 선율이 지닌 인간적인 슬픔과 예술적 깊이에 이끌려 이 곡을 남겼습니다. 이 작품은 이후 나치 정권 시기 독일에서 유대적 요소가 있다는 이유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고 전해집니다.

 

슬픔에서 희망으로 (곡의 구조)

곡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 전반부 : 첼로의 낮고 무거운 저음이 깊은 고백처럼 흐르며 참회의 감정을 전합니다.
  • 후반부 : 분위기가 점차 밝아지며 고백 이후 찾아오는 평온과 희망이 느껴집니다.

♧ 추천 연주와 음원

영국의 국민적 첼리스트 자클린 뒤프레와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은 부부이자 음악적 동반자였습니다. 뒤프레는 바렌보임과의 결혼을 앞두고 그의 문화적 배경을 존중해 유대교로 개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Max Bruch: Kol Nidrei, Op. 47. Jacqueline du Pré (Cello), Daniel Barenboim (Cond.), Israel Philharmonic Orchestra

  

♧ 연주 감상 리뷰

  • 이 곡이 지닌 속죄와 고백의 정서가 자클린 뒤프레의 첼로를 통해 깊이 풍부하게 전달되며
  • 배우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지휘는 이를 과하지 않게 조용히 받쳐줍니다.

♧ 누구에게나

- 지난날을 돌아보며 혼자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럴 때에 이곡에 잠시 귀기울이시면 첼로의 낮은 울림이 지친마음을 살포시 안아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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